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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국내

[19일/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김보름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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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여자부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한국 단체팀의 노선영 선수가 앞선 김보름, 박지우 선수보다 4초 늦게 피니시 라인에 들어온다. 그런데 당시 이 경기를 중계방송한 모 방송사 중계진이 김보름과 박지우를 비난하는 멘트를 하고, 뉴스에서 노선영 선수가 왕따를 당했다는 의혹 보도가 나면서 김보름 선수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비난과 단죄가 시작됐다. 가히 여론재판이라고 할 정도였다.  급기야 김보름 선수는 며칠 후인 24일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은메달 획득 직후 '노선영 왕따' 논란 관련 관중에게 큰절을 한다.

관중석에 큰절하는 김보름 선수 / 조선닷컴

그러나 김보름 선수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비난과 단죄는 근거 없는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이었다. 

<팩트 1>  노선영은 김보름 관련 '왕따' 피해를 주장한 적도 없다

여론은 김보름 선수가 노선영 선수를 왕따시켰다고 했다. 일부 언론에서도 팀추월 경기에서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뒤쳐진 노선영 선수를 배려하지 않고 4초 간격으로 먼저 피니시 라인에 들어온 사실과 경기 후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은 모습을 근거로 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노선영 선수는 자신이 김보름, 박지우 선수로부터 평상시 대표팀 생활이나 훈련, 경기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적이 없다. 당시 노선영 선수가 SBS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더라도 자신이 따돌림당했다는 취지의 언급은 전혀 없었고, 그녀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서로 대화가 없었다는 것일 뿐이었다(아래 영상).

 
경기에서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와 같이 피니시 라인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주장은 다음 항에서 알 수 있듯이 팀추월 경기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과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보다 나이 어린 후배로서 표정이 안 좋은 노선영 선수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에서, 노선영 선수가 왕따 피해 주장을 하지도 않았는데 경기 관련 모습을 들어 왕따 주장을 하는 것은 지나쳤다.  

특히 경기에서 김보름, 박지우 두 선수가 의도적으로 노선영 선수를 따돌리기 위해 경기 종반부에 고의적으로 속도를 높였다고 일각에서 주장했으나, 이 주장이 맞기 위해서는 두 선수가 사전 또는 경기 중에 그러한 모의를 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고 두 선수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지나친 억측임을 알 수 있다. 문체부가 이전 대회에서의 한국대표팀 경기사례, 경기영상 분석,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내린 조사 결과도 위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 조사결과

<팩트 2>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 앞서 들어온 것은 비난 받을 일도 아니다

여론은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뒤쳐진 노선영 선수와 같이 피니시 라인에 들어오지 않고 4초 먼저 들어온 사실을 두고 동료애가 없다느니, 스포츠맨십이 없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7위 성적이 이와 같은 여론의 분노에 부채질을 한 것 같다.  그런데 빙속 단체전이라고 할 수 있는 '팀추월' 경기 마지막 레이스에서 세 선수가 함께 들어와야 한다는 경기 룰도 없을 뿐더러 이를 요구하는 이른바 '불문율'도 없다. 세 선수가 '다정하게' 모여서 들어와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오히려 경기 속성상 마지막 코너에서부터는 세 선수가 경쟁하듯이 마지막 스퍼트를 하여야 기록을 조금이나마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마지막 코너서부터 직선 라인에서는 앞 선 두 선수가 맨 뒤 선수에 보조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방송을 통해 팀추월 경기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팀이 세 선수가 거의 나란히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팀추월 경기에서는 당연히 그런 모습으로 피니시 라인을 들어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장거리를 뛴 관계로 체력이 바닥나고 마지막 선수의 기록이 팀 기록이 되는 관계로 그러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 팀 처럼 마지막 선수가 앞 선 두 선수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피니시 라인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보다 4초 먼저 들어온 것이 동료애가 없느니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니 하는 판단은 지나친 도덕적 잣대라는 점은 평창올림픽에 앞서 2017. 12. 2.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렸던 ISU 2017/18 빙속 월드컵 3차대회 여자 팀추월 경기(김보름, 노선영, 박지우 선수의 한국 대표팀도 출전)에서 일본과 네덜란드 대표팀 간 경기에서  마지막 코너에서 네덜란드 선수 한 명이 넘어지나 나머지 두 선수는 그냥 그대로 피니시 라인에 들어온 사실을 두고 네덜란드에서 어떠한 비난도 없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더군나다 평창올림픽 이후 문체부 감사 결과에서도 팀추월 경기 관련하여서는 김보름 선수에게 어떠한 잘못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히려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 선수가 함께 뛴 아래 평창올림픽과 앞선 월드컵 3차 대회 팀추월 경기 기록을 비교해 보면 노선영 선수가 체력 부족으로 마지막 스퍼트를 다하지 못한 것이 노선영 선수 '낙오'의 원인으로 보인다.

팀추월 경기 및 훈련과 관련하여서 노선영 선수가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차별을 당했다는 일부 주장도 문체부 감사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팀추월 경기와 상관없이 대한빙상경기연맹이나 빙상계 파벌싸움으로도 노선영 선수가 피해를 입었다는 점도 문체부 감사결과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결국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여자 팀추월 경기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이른바 '왕따' 논란은 사실무근이고 일부 언론의 과장 왜곡 보도와 감정적이고 섣부른 판단에 빠진 일부 국민의 잘못된 판단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론난 것이다.  다만 김보름 선수에게 굳이 잘못을 지적하자면 팀 추월 경기 종료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무겁고 침울한 표정이 아닌 밝고 잠깐의 웃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 웃음이 천하의 못된 선수로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김보름 선수가 그만한 잘못을 한 것인지, 일부 국민들의 감정적 판단이 옳은 것인지는 합리적 판단력을 가진 국민이라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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